이별에 대하여/문태준
우리는 순간순간마다 상대방을 만납니다.
사랑이 생겨나기도 하고
미움이 생겨나기도 합니다.
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큰 괴로움이요,
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 또한 큰 괴로움이라 했습니다.
그러나 우리는 사랑도 미움도
다 함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.
나가려 하면 나갈 수 있도록 하고,
내보내고자 하면 내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.
그러지 않을 때 거대한 고통이 개입합니다.
한없이 지속되는 사랑도,
한없이 지속되는 미움도 없습니다.
우리는 사랑에게 배우고 미움에게 배웁니다.
이 가을날,
사랑과 이별에 대해 생각합니다.
사랑과 이별에 관한 한 우리는
'생각하고 생각해 생각이 끊어진 곳'에
언제쯤 이를 수 있겠는지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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